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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자
작전  외 1편
―두꺼비 산란지의 위기

경북 대구 망월지, 국내 최대 두꺼비 산란지 드디어
용도 폐기신청에 들어갔다 해마다 새끼두꺼비 수 천 마리가 어미두꺼비
3000마리와 연계해 새까맣게 서식지로 이동하는 노르망디 연계작전 같다

수 천 마리 두꺼비새끼를 품은 망월지의 뱃속이 폭풍전야 같이 잠잠하다

기록이란


길 잃은 코끼리 떼를 백지 위로 건너오게 한 시인*
백지 위에 맨 먼저 코가 건너 왔을까 발소리 앞서 숨소리 펄럭이는 귀가 닿았을까
기록의 목록을 보다가 기록 안 된 생각과 피 살갗 땀 사랑 눈물도 받아 적다가
종이는 찢어지지 않았을까, 기록이란 말 내게는 도대체
기록이란 말이 없었다는 생각에 문득.
내 일생이 어떻게 흘러왔고 흘러갈 것인가
기록에 의해 코끼리가 훔쳤거나 빌렸거나 소중한 것들이 생생이 드러나는데
내 기록은?
시인처럼 정말 힘들고 골치 아픈 일이겠다. 가령
기록 안 된 흰 백지 위에 깜박 잠들었다 깨어나 역시 흰 백지라면
그 백지가 정말 백지일까
꿈속에서 일어난 낯선 일 혹은 선명한 일들이 백지 위에 스캐너 되었다면?
기록 안 된 기록 위로
맨 먼저 무엇이 건너왔을까
내 기억 저쪽 잠재된 어둠 끄집어내어 기록한 내 역사란
훔치고 죽인 배신 따위, 오래 전에 삭제한 내가
다시 백지 위를 건너왔다면?
물론 내 기록의 처신은 지금의 나보다 훨씬 영리하겠다는 생각

*송찬호 시인의 시 ｢기록｣을 읽고.

장정자∙경남 마산 출생. 2001년 ≪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뒤비지 뒤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