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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10년 여름호)신작시/드라이플라워 외 1편/이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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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317회 작성일 11-03-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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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서
드라이플라워 외 1편


물구나무를 선다
순간 정수리에 몰리는 중심
떨림의 하중에 훅, 끼치는 피냄새의 무늬
부유하는 향기를 가둔다
거꾸로 매달려서도 버리지 못하는 꿈
통점을 자극하면
마른 눈물 속으로 숨어든 시간의 그늘
추락하지 않기 위해
슬픔의 무게마저 덜어내야 하는 생을 다독인다
살과 피가 미이라가 될 때까지의 기다림
오롯이 한 점 마른 향기로 남아
네 가슴에 스밀 때
희미한 의식의 틈 사이
마지막까지 기억하고 싶은 온기가 있다

 

 

 



달에게 길을 묻다


토르투게르* 국립공원 해변에
보름달이 떠오르면
수 천 킬로미터 순례의 길을 헤쳐 온
녹색바다거북
만삭의 몸을 이끌고 뭍으로 뭍으로 가요
달그림자 겹겹이 끌어다 지은
모래집 속에
102개의 말랑말랑한 꿈을 산란해요
푸른 실핏줄이 도드라진
팽팽한 시간의 그늘
부드러운 알갱이로 갈무리하면
비로소 거친 숨결을 타고
슬픔의 굽은 등이 보여요
헐거워진 뼈마디마다
파도소리가 들락거려도
기진할 듯 힘겨운 걸음걸음
상형문자를 새겨요
새끼들이 돌아올 꿈을 꾸며
한 획 한 획 영혼을 불어 넣어요
달 속에 견고한 상형문자를 새겨요

* 토르투게르 국립공원: 코스타리카의 국립공원 300여 종의 새들과 111종의 파충류가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보금자리.

이현서∙경북 청도 출생. 2009년≪미네르바≫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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