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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10년/봄) 신작시/실, 실실^∼ 실없는 확률론 외 1편/김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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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58회 작성일 10-08-1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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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실, 실실^∼ 실없는 확률론 외 1편


모자가 변기에 떨어져
머리통 쑤셔 박힐 확률은 백만분의 1도 안 되는
0.0000001%
핸펀이라는 손전화기를
양변기에 빠트려 송/수신 메모리 몽땅 소실될 확률은
글쎄~
51%라고 해두자

―나머지 49%의 지리멸렬을 무엇에 써 먹는담!

몽골초원을 주름잡는 야생마, 바람의 이마에
접지른 속눈썹
하얀 눈썹이 내 손바닥에 피어나 말갈기 휘날릴
확률은, 33.333%
키조개를 먹다가 흑진주를 깨물어 양쪽 어금니가 부러졌다고?
그 확률은 0.001%

100년 뒤 어느 날 밤의 창가, 차이코프스키가 흐르던 그 카페 그 자리를 찾아가면 함박눈이 오고
거기서
첫사랑 달콤한 입술을 다시 한 번 만날 확률을 계산해본 적 없어
수백 년이 흘렀는데  
방금 거기서 그 사랑을 만났다

믿거나 말거나
예기치 않은 기적은 가슴 울렁울렁

내가 쓴 시가  
북두칠성 밥주걱에 걸려 국물 든든하게 똥배 채워줄 확률은
에구구, 99~
대형 모뎀을 장착한 컴퓨터로 아무리 계산해 봐도
용량부족, 과부하에 걸려 모르겠다
에구구~ 999
1/1000000000000000이 여전히
모자랄 뿐,





가지 못한 먼 길


이유 불문하고 겨울은 또 한 차례 오지
그럴 수밖에
     남자와 여자가 맨살 부딪치면 뜨겁고
     발가벗은 몸으로 웃고 울다가 얼굴 찡그린 막간에
     어린애는 태어나고
그렇게 태어난 애들은 너무 빨리 자라서
어른이 되지,
그렇잖고
     누군가가 주문하지 않아도
     꼬리표를 단 계절은 월반하듯 밀려오고

그렇게 조급한 한여름의 배롱나무 늙은 그늘 아래에서
붉은머리 오목눈이는 울고
쉴 만큼 쉬다가
꼬리 쳐들고 날아갈 곳 정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야반도주하듯 어디로?
     —어랍쇼, 여긴 아예 도시 전체가
     텅 비어 있네!

캐묻거나 따진 적 결코 많지 않지만
     귀에 아픈 얘기 좀 들어줄 친구 하나 없는 까닭에
     죽었던 사람 이름이 되풀이 거명되고
     그렇게 눈썹 시린 연인들은

단풍들어 오그라든 나뭇잎을 들추지

이유 불문, 인연을 끊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탓에
기적처럼 진짜배기 봄이 오고
     봄이 와서
     꽃은 한 차례 더 피어 씨방 여물릴 거라는데
그럴 수밖에
외로운 사람들은 더욱더 멀리 떠나

신발에 묻은 붉은 흙을 털고 오고,

김영찬∙충남 연기 출생. 2002년 ≪문학마당≫으로 문단활동 시작.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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