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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9/겨울)/신작시/바코드 외 1편/김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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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바코드 외 1편
한 줄로 늘어선 굵고 가는 선들 
그렇게, 몇 개의 막대기로 
아주 간단히 읽혀지고
혹 지워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사람들 
스윽 당신을 긁는다
스윽 나를 긁는다
계속 에러다
―나는 도대체 누구지?
幻․2 
―어떤 민박 
그녀 
허물처럼 벗어 놓고 간 방 
그녀가 누웠던 침대에
몸을 눕힌다 
그녀가 앉았던 자리에서
거울을 본다 
그녀가 서 있던 자리에서
바다를 본다 
지금 이 시간에서 하루만 뺀다면 
하나로 포개어지는 시간
그녀와 나
맨 어깨 닿은채
노을진 수평선
같이 바라보고 있을까?
김승기∙경기 화성 출생. 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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