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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10년/봄) 신작시/노랑뾰족민달팽이* 외 1편/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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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40회 작성일 10-08-1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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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정
노랑뾰족민달팽이* 외 1편


그렇게 근시안적으로 말하진 마
집이 없다니
동정은 절대 사절
동정이라니
새벽마다 펄럭, 돛을 치는 거시기라면 또 몰라
전라도 거시기는 우주와도 통한다지
은하수에 다리도 놓는다지
한 갑에 이백 원 하는 은하수로 도넛을 만들던
오빠, 그 태도가 맘에 안 들어
집이 없다는 건 세상 모두가 집이기도 해
너무 큰 집이라 부담스러워?
그럼 열한 평 원룸은 어때
농담은 진할수록 맛있는 거지
평생 배밀이로 길을 낸 전답 열두 마지기
다 팔아도 서울 집 한 채가 안 된다지
그럼 야금야금 다 뜯어먹긴 왜?
안경 너머 뾰족하게 쳐다보지 마  
잎맥만 남은 시골집에 해종일 기어 다닌 흔적
안태처럼 묻혀있어
그 끈끈한 기억에 등 붙인 두 노인네 버둥거리고 있어
아니/어서 오라 손짓하고 있어
모자라 발짓조차 하고 있어
집이니까, 집
*인가 부근 돌 밑이나 버려진 물건들 밑에 서식하며 야간에 침입 채소 등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

 





벚꽃여자


볼록볼록 돋아나는 눈물
가는 핏줄기마다 자꾸 알을 스는데
구석구석 주머니모양 자라고 있는데
젖몸살처럼 꽉 차오른
내 빗장을 열어 봐
갈비뼈 사이
쇄골 사이
막 끓인 호박죽처럼 부드럽고 뜨거운 당신
손 집어넣어 봐
연분홍 꼭지에 또옥 똑 새어나오는 핏물
미처 팔아치우지 못한 누런 결혼반지 꺼내듯
조용조용 서둘지 말고 짜 봐
남은 거라곤 눈물뿐이었는데
다 준다잖아
볼 살이 패이도록 커다랗게 웃으며 준다잖아
붉음이 농하면 마구 터져 버리나 봐
하얗게 번져  
봄날 가득 햇살 환한 틀니를 드러낸
그녀 좀 봐

정미정∙200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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