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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9/겨울)/신작시/리폼 외 1편/김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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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주
리폼 외 1편
과거의 표정을 꺼내봐. 월남아줌마든 맘보아저씨든 괜찮아. 동그란 월남쌈에 화끈하게 살사댄스 한 번 땡기는 거지 뭐. 막힌 인생 따줄 활명수를 원해. 떼거리 몰려다니며 확성기를 트는 배추머리와 대머리 그들 정체는 뭐야. 늘어진 사각 빤스를 걸치고 코를 골아대는 나는 누구야. 치약처럼 똥만 짜내는 아랫도릴 싸들고 마법의 성을 지나 마술사를 찾아 가네. 처녀자리로 간다네. 새로움은 언제나 두려운 법. 청바지, 허벅지를 잘라 까뒤집어 엉덩이잖아. 그 속에 엠피쓰리 콘돔 향수를 쑤셔 박아. 크로스백으로 어깨 메고 거리를 나서는 거야. 라벤다 향기에 새 애인이 뒤쫓아 와. 미래는 여전히 정체를 숨기며 잘난 척하지. 요즘 뜨는 신제품을 봐, 그냥 QOOK, 하라잖아. 장롱 안에, 팬티 속에 쿡 박혀있는 1과 2를 몽땅 데리고 나와 봐. 근데 50년이 지난 동물도 암수 구별이 돼?
근본 한 켤레
돼지갈비 식당에서 구두를 잃자 야만해진다
여유롭던 얼굴 확,
달궈진 불판 되어
눈알 벌렁벌렁
코 우락부락
입 지글지글
끓는다 욕이 사방에 튀어나가자 호기심에 열려있던 귀들
속수무책 화상입고 있다
제멋대로 엉켜 뒹굴던 구두들 제짝 찾아 나란히
채 삭지 않은 분을 부들부들 쥐고
계산서로 주인 면상을 내리치며 문을 나서는
새까맣게 때 절은 슬리퍼
양복 빼입고 근본 없는 놈 되어 딸딸 땅을 치며 간다
구두 벗고 들어간 노래방은 야성스럽다
스타킹이 다리를 풀자 소파의 짧은 네 발이 쿵쿵
족쇄 풀린 양 저 푸른 초원을 향해 뛰기 시작 한다
브래지어를 내던진 유방들
풍선처럼 가벼워 탬버린을 돌리고 돌리고
담뱃불에 문신 새기던 탁자 까무라치다 깨어나면
캔 맥주 목을 단숨에 졸라
괴성이 근본을 내동댕이치고 있다
신발 두 짝을 잘 챙겨 신고 나온다
김문주∙2006년 ≪시와반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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