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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9/겨울)/신작시/홍시 외 1편/양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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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규
홍시 외 1편
햇살도 터져 내린 늦가을 저녁
찬 서리마저 핥아 빨아먹고
그렁저렁 한 주먹 살이 된
아, 늙은 아버지
아스라이 감나무에 매달려 있다
길
트랙터가 가을 햇살을 타고 넘는다
짓뭉개진 볏더미에서 담액 흘러나온다
수평선에는 금도끼 은도끼가 없다
까만 날개를 가진 까막까치가
아버지 대신 헐거운 몸을 털고 있다
겨울이 와도 버려지지 않는 길
눈물겹도록 질기디질긴 황금 고집도
단 몇 시간 만에 날벼락을 맞았다
몹시도 몹쓸 망나니의 날인 것이다
양문규∙1960년 충북 영동 출생. 1989년 ≪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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