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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9/겨울)/신작시/그 꽃의 기억 외 1편/허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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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금주
그 꽃의 기억 외 1편
꽃아
차마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숨기고 살았지만
너와 손잡고 찾아간 방에서
죽어서 떠난 이들
폐인이 되어서 떠난 이들
언제고 돌아 올 기약 없는 약속을
새벽이라 말하며
눈물도 기진하여
네 꽃잎으로 져 간 곳에서
온종일 수액을 꽃잎에 방울방울 매달고
나를 위해 울어주던 꽃아
새로운 이름을 선택할 때까지
연결해야 할 흐린 숨소리의 문장을 잡고
꽃은 지지 않는다
오, 내 사랑
최후의 말
더 큰 고통을 가지고 와
출혈로 위태로울수록 행복한 나는
절벽에서 발버둥칠수록 아름다워지는 나는
돌아오지 않는 문장을 찾아
눈물의 영혼을 다독이며 간다
발길 닿는 곳마다
약속한 듯 입을 다무는 사람들
제발 아는 체를 해요
뿌리 뽑힌 말은
태초에 품었던 빛의 자리에서
어둠을 심장에 새겨 넣고도
소리 내지 않는다
안녕,
네가 없어지거나
내가 없어지거나
허금주∙1993년 ≪심상≫으로 시 등단. 2001년 ≪한국문인≫으로 평론 등단. 2004년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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