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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9/여름)/신작시/고리 외 1편/장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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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자
고리 외 1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고리를 가지고 있다
자세히 보면 둥근 고리는 바깥으로 멀어질수록 밝다
별 쪽으로 기울수록 짙어 있다 마음이 쓰였던 쪽들은
베틀에 매인 실처럼 뒤틀림 없이 팽팽하다 그 힘으로 창창하다 할까
별에 대하여 내가 아는 것은 길을 잃었을 때
북두칠성의 꼬리를 꽉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리를 가진 별에 대한 내 집착이란
고통과 얼룩으로 떨어진 먼지와 알갱이들 알갱이들이
꽉 붙잡고 있는 골육 같은 그런 고리!
그대가 내게 끼워준 반지, 반지 같은 그런 고리
먼지도 얼음도 마음만 먹으면 한 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 증명하듯
이를테면
유난히 짙은 꼬리를 가진 누군가를
보이지 않는 먼지 알갱이 투명한 얼음 고리로
베틀에 매인 실처럼 팽팽하게 조정하고 있다면
외국산 비너스가 국산 비너스에게
외국산 비너스가 입은 팬티 브래지어
사이즈를 타이트하게 말하며
넝쿨 레이스가 달린 꽃무늬를 만지자
노랑 빨강 파랑 꽃말들이 푸푸 숨을 내쉰다
월 화 수 목 금 토 내 몸에 피어날 꽃말들
E마트 비너스 할인점 비너스는 오늘도 방글방글
당신 몸엔 새로운 꽃잎이 필요해요
월화수목금토일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순진한 꽃들이
나를 사계절 전천후 비너스로 만들어 준다는데
외국산 비너스가 꼭 껴안고 죽은 잿더미 속 미라
그런 벼락같은 사랑이 혹? 할인 값으로
국산 비너스가 외국산 비너스에게 사계절 전천후를!
월부로!
장정자∙경남 마산 출생. 2001년 ≪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뒤비지 뒤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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