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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9/여름)/신작시/두 시의 꽃 외 1편/심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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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46회 작성일 09-12-2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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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숙
두 시의 꽃 외 1편


골목은 시든 지 오래
물끄러미,
담 밑에 서 있는 아이를 쳐다본다

노랑 꽃술을 보러 갈까
꽃의 두시를 보러 갈까

아이는 말이 없다
키 낮은 청포도나무 등 뒤에 서서
목을 길게 빼고 웃는다

꽃망울을 흔드는 눈망울
눈망울을 흔드는 꽃망울

막대사탕 하나 입에 물고
하늘을 보는 사이
아이의 눈망울은 꽃밭이 된다

오후 두 시의 아이가 
꽃으로 들어간다







10월


한 여자가 잠을 자고 있다

속눈썹과 숨결 사이
흰 목덜미와 마른 종아리 사이

새 한 마리 울며 지나간다

문득 출렁이는 공중
파란 물소리가 쏟아진다
잠 속에서도 여자는 젖어든다

여자는 무심결에 손을 뻗어 
차가운 발목을 어루만진다

여자의 잠은 너무 깊다 


심인숙∙ 2006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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