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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9/여름)/신작시/풀毒 외 1편/김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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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43회 작성일 09-12-2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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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열
풀毒 외 1편


모듬벌초 마치고
무성히 자란 나무들의 가지를 친다
목백일홍 목에서 선홍빛이 흐르고
댕댕이덩굴 팔다리가 댕강댕강 비명을 지른다
나무와 나무 사이
밤 새워 만든 거미집은 흔적조차 없다

거미도 보이지 않는다

여리고 순한 것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毒을 내뿜는 것인가
내 모가지와 팔다리가 온통 선홍빛이다

낫과 톱을 쥐었던 팔목으로
따끔하고 간지러운 것들이 타고 오르는데
마음은 오직
저 순하고 여린 것들의 
숨통을 끊어야 한다
하나라도 더 분질러야 한다는 생각뿐

거미는 어디에도 없다






대맹일 써사 헌다


 큰공뷔 허영 높은 책상 받아 아진 사름덜만 대맹일 쓰는 줄 알암시냐 
 사름이나 괴기나 매혼가지여 대맹일 써사 헌다 
 생선국도 대맹이로 딸려사 베지근 허곡 자리냉국도 대맹일 써사 허는 거여 
 자리대맹일 그창 그걸 돌방애에 놩 닥닥닥닥 좀질게 모상 
 콥대사니에 새우리에 조선된장에 조물조물 버무려사 
 오목가심 써넝헌 냉국이 되는 벱이라, 알암시냐 
 허기사 자리대맹이만도 못헌 대맹이들이 수두룩인디 고랑 무시것 헐꺼라 
 앗아불라!


 김수열∙1982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어디에 선들 어떠랴', 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 바람의 목례. 산문집 김수열의 책읽기, 섯마파람 부는 날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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