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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9/여름)/신작시/몸춤 외 1편/김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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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몸춤 외 1편
죽은 쥐 몸속으로 회색 털을 밀어내며 바글거리며 파고드는
구더기 떼의 몸춤을 한번쯤 보아라.
쉰내 나는 죽은 쥐의 몸속으로 온몸을 밀어 넣는
그 모습이 역겹다가도
구더기도 한 목숨인데
날아오르기 위한 에너지를
저 죽은 쥐의 몸속에서 얻어내는 목숨의 춤사위 한창인데 하면
그 마저 아름다워 보인다.
가장 더럽다고 여기는 곳에서 몸 굴려서라도
구더기 떼는 한 번 날아오르고 싶어 몸춤을 추는 거다.
날아보기 위한 꿈마저 접어버린 우리도 시궁창 같은 이 도시 밑에서
구더기처럼 정신없이 바글거리다가 몸춤으로 정신없이 역겹게 놀다가
그래서 날자, 한 번 날아보자꾸나
없는 사랑에 대한 에스프리
오늘도 새파란 하늘 아래 풀만 눈부셨습니다.
만나지 못할 것을 압니다.
그래도 세월은 가겠지만
세월이 가도 만나지 못할 것을 압니다.
만나지 못하는 날에도 꽃은 즐겁고
새의 부리는
노래하며 기쁨에 물들어 노랗습니다.
오늘도 나는 없는 사랑을 기다립니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터진 그리움을 한 뜸 한 뜸 깁습니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나는 없는 사랑을 내 사랑이라 나직이 불러봅니다.
김왕노∙포항출생, 1992년 <대구매일>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슬픔도 진화한다, 말달리자 아버지. 한국해양문학대상,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수상. 2007년 시집 말달리자가 아버지 문광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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