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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8년 겨울호)/신작시/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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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55회 작성일 09-02-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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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미시령 외 1편

미시령 너머에 있는 지인의 상갓집에 다녀왔다
누구일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각진 모래를 쓸어 올리던 파도소리와
귀에 익지 않는 고성의 사투리들뿐인데
둥근 파도의 실루엣 속에서
파도가 만든 물의 무덤 속에서
나를 맞이하는 그는 누구인가?
내 손을 맞잡는 그의 얼굴은
오징어를 찾는 집어등 불빛에 가려 보이질 않고
힘들게 고개를 넘어왔다고
나를 다독이는 그의 목소리가
미시령 너머까지 따라왔지만
고개를 넘는 내내
물 무덤에서 나를 마중 나온
그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자전거

암과 투병 중이던 그에게서 전화가 온다
한강변을 산책하다가 내가 생각난 모양이다
그는 강물에 수백 개의 불기둥이 박혀 있다며
내게 죽음에 대해서 묻는다
강물에 박힌 가로등 불빛을 보면서
그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나 보다
자신에게 곧 닥쳐올 죽음에 대해
그가 묻는다
나는 아직 죽지 않아서
죽음에 대해 말해줄 게 없네요
간단하고 말하고 전화를 껐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그의 죽음을 들었다

나를 아주 캄캄한 곳으로 끌고 가는 자전거를 타고가다
강물을 비추던 가로등 하나가 꺼지는 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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