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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8년 겨울호)/신작시/이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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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임
가을 외 1편
엽록체 밀치고 돋아난 단풍빛
아직도 삭지 않은 정열 한 주먹
야호
숨죽여 다가오는 너
명상에 젖어드는 고요를 치고
팽팽히 나부끼는 깃발을 찾아
비로소 네 중심에 서는 나
위위잉
물레가 돌고
환절기
아직도 밤은 지나지 않은 것인가
스무 살 눈빛으로 빛나던 가로등 지고 난 자리
목적지에 다다르기엔 먼 人道를 따라 걷는다.
여미다 만 옷깃처럼 속살 내민 블록……
발걸음 자꾸 흐트러진다.
언제쯤에나 길가다 고개 돌리지 않을 수 있을까
안녕 손 흔들고 헤어진 날이 언제였는데
흔들어도 흔들어도 궂은 물마저 일 생각 없는
석화石化된 기억을 부여잡고
나는 또 어디를 가자 하고 있는가
추수하듯 생명을 한바탕 걷어간 환절기
오늘 또 부고장이 날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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