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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8년 겨울호)/신작시/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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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49회 작성일 09-02-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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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흐린 눈으로 보다 외 1편

 
언젠가 눈밭에 새겨진 
당신 얼굴 볼 때도 그랬다
눈 크게 뜨고 찾아낼 때는 
이곳저곳 아지랑이처럼 가물거렸다
감은 듯 후들거리는 눈빛 사이 
비로소 하고픈 말 가득 담긴 얼굴 보았다
가장 자신다운 색깔로
목백합 가로수 사랑했던 것들 떠난다
오늘 당신이 그려놓은 휘황한 사열식
차마 마주 볼 수가 없다
윈도우브러시 켜지 못하고
빗물이 마음의 골 타고 내려오는 사이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본다
자신들의 언어로 남겨진 자 위로하는 
다독거림, 시월에 비



 

신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반주도 조명도 없는 식당에서 
깊게 닫힌 눈으로
노시인이 노래 부른다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허리 앞으로 꺾이고
더는 소리 나오지 않아
구멍마다 토해낸다
달아 높이곰 솟아라 
천생 여인이다 
모든 시인의 성은 여성인가 
일평생 몸으로 쓴 시 
사위어 가는 절창이 황홀하다
그리움 깊어 병 된 후에
비로소 터져 나오는 작은 숨
진부해지기 위해!
진부해지지 않기 위해!
노시인이 건배를 하자
진부한 사람들과
진부하지 않은 시간들이
서로를 바라본다
강물 속 걸어 들어가는
머리 하얀 노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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