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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8년 겨울호)/신작시/윤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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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영
상횡광북동 외 1편
아들은 목포에 가 있다
광북동, 책을 버리다 본
책, 책처럼 품을 떠난 아들
무료와 무의미, 그 반복이 잉태했을
‘ㅇ’ 과 ‘ㄱ’
中2의 부도
부도는 부도 나,
상횡과 하횡의 등고선 속에서
억지 부도를 익혀야 했으리
하행선을 탔어야 했으리
아들은 木浦에 내려가 있고
난 군대 보냈다 믿고, 다만
사회와 부도는 왜 떨어지지 않는 사이인지
그것이 왜 ‘와’가 아닌 ‘과’인지
눈치 채기를 바랄 뿐,
부도의 기미를 알 만한
입체가 평면인 은유의 그물을 알만 한
지금에서야, 지관처럼
이삿짐 싸다 싼 책 위에
아들의 자리에
앉 아 본 다 상횡광북동
팡팡 노래 연습장
해질녘 북하리 버스 정류장
오락실 앞은 산적 소굴 같다
다자구유 들자구유
여인 내기 씨름판 벌이는 도적 무리 같다
오락실 앞 펀치기에 둘러서서
돌아가면서
주먹으로 냅다 내지르면
山으로 보내는 暗口號 같은 소리가
전기 충격기처럼 새빨갛게 오른다
다자구유 들자구유
공고 교복의 계집애들이 누가바를 빨면서
딴청부리기도 하고 계기에 오른 숫자판을
안 보는 체 할금거리기도 한다
적당히, 혹은 노골적으로 속 보이는,
것의 효과를 안다는 듯 다리를 꼬고 흔드는 계집애들
그것이,
나 같은 노래방 쥔 놈에게 효과가 있다는 걸 안다
펀치는 블랙,
냅다 발로 조지는 놈도 있지만
주인은 짐짓 모르쇠, 공작 날개 같은
자귀나무 꽃이 흔들리고 잠시 흔들리고
답답한 여장부 하나 나서
블랙펀치를 휘두를 즈음, 우정 그 즈음에
다자구유 버스는 온다 들자구유
계집 고른 산적 놈들의 제2라운드
꽉 찬 버스의 엉덩이는 흔들리고
블랙 펀치는 은밀한 암구호를 보낸다
어서어, 오세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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