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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 신작시/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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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경
마음 외 1편
장마 통 폭우에 멀리로 기차는 지나며 무겁다
내가 거기 가 젖어 있지만
거기의 나는 이미 여기 있기도 하다
그걸 오래 바라보는 마음으로 깜빡이는 밤 불빛이다
바닷가 가겟집
파도는 징 울듯 사람들에게 넘어와 일요일 아침 성당 앞마당에 깔린 채송화가 되고 건너 철둑 위를 지나는 경쾌한 쇳소리가 되고 호박잎은 넓적하고 가게에 쌓인 빵과 과자와 빈 햇살이 되고 뒤로 난 순덕이네 집 장독 위에 고인 푸르른 하늘빛이 된다
돌아보지 않고서도 아는 누구네 집에서 눋는 점심밥 냄새 오래 퍼지는 한동안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처럼
박구경∙시집 '진료소가 있는 풍경', '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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