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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 신작시/이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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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901회 작성일 09-01-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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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요술램프 외 1편


신이 나서 그가 자꾸 나를 문질러요
모세혈관을 몰아 온몸을 태워
어디든지 데려가고 무엇이든지 가져다주어도
끊임없이 아우성을 쳐요
때를 닦고 또 닦아내도
안에 담긴 것을 바꾸지 않으면 부릴 수 없는 나를
차마 엎지르지 못하고
더할 수 없이 부드럽게 부려요

그가 새벽이라는 격렬한 양탄자를 타고
긴 하루를 날아다니는 동안
다 잘 될 거야라고 주문을 외워 주지만
밤마다 그는 가슴속 골방에서 나를 꺼내들고  
좀처럼 멈추질 않아요
아무리 가만있으려 해도
어쩔 수 없는 반응을 심지로 세워 그를 밝혀요
텅 비어 더욱 밝아
또 한 빛과 어우러지는 밤이 지나면
어김없이 또 새벽은 오고

 

 

 

인디언 썸머

태풍은 이미 지나갔다
절로 익어 이루어질 것들은
이제 빛나지 않고
내 잎 진 가슴에 다시 피어오른
꽃 같은 날

첫 눈길에 싹트고 자라
허공을 메우는 꽃들이 성큼 더 환해져
밤새워 날아가기에도 너무 넓은
하늘을 편다

이제 뛰어내려야 한다
수천 종 수런대는 생각들이
울창하게 빛나는 네 눈동자

마음 가는 대로
아무 두려울 것 없이
한 번도 뛰어들지 않은 하늘이 높아만 가는
늦가을 날의 스카이다이빙

이채영∙2001년 ≪현대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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