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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 신작시/최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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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04회 작성일 09-01-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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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은
저수지 너머 외 1편


뻐꾸기 박새 꿩 무슨 새 무슨 새들이 울어 울어서
그 울음소리 한데 버무려져 저녁은 오네

밤나무 상수리나무 때죽나무 무슨 나무 무슨 나무 이파리들이
어둡게 흔들려서 저녁은 오네

오이덩굴이 제 몸을 감아서 가지 알맹이가 가지색이어서
호박순이 순해서 저녁은 오네

들쥐들이 무덤을 돌아 원추리꽃 기울어진 들판으로 발길이 번져
저녁은 오네

저수지 너머 풍경이 내 그림자와 오래 겹쳐져 둑처럼 쌓여
저녁은 오네

우묵한 길이다가 집이다가 처마 밑이다가 여기까지 걸어온 나도
한 저녁이네

 

 


술래, 사라지다



나는 죽었는데 뻐꾸기가 우네
나는 죽었는데 비행기가 날아가네

흰나비를 따라가며 개가 짖네
개를 따라가며 사람이 짖네
사람을 따라가며 자두꽃이 떨어지네

나는 죽었는데 시외버스가 먼지를 일으키며 가네
나는 죽었는데 옥수수밭 고랑에 서 있네

열두 살 적
회오리바람 속으로 빨려들어 간 술래
느티나무 길을 다시 걸어와
오래 밥을 먹고 있네


최동은∙2002년 ≪시안≫으로 등단.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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