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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신작시/강시현/상록常綠의 선산기善山記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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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47회 작성일 20-01-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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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신작시/강시현/상록常綠의 선산기善山記 외 1편


강시현


상록常綠의 선산기善山記



본디 지절志節의 땅심 깊더니
곧은 사람 끊이지 않아
오직 한 땅에서만
삼은과 사육신 생육신을 다 내었구나
새 땅 위 맑은 하늘 우러러
오천 년 정신의 굳건한 기둥을 세우고도
신생 한국의 폭압과 독재의 싹을 틔우고
다시 한 자궁의 결자해지로 끊어 허물었으니,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쏘았고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는 박정희를 쏘았다
그러니 통과하라
자기검열은 민주공화국 의무교육의 필수과목
아직 밤 깊고 맞바람 거세도
또 영롱한 수적천석水滴穿石의 빗방울 부지런히 떨어져
은은한 꽃망울 터뜨릴 일이겠구나





장마 예보



허튼 살 털어내며
낮은 데로 내려와
물컹한 뼈로만 앉아
입을 다무는 것은
얼마나 혹독한 자기반성인가


이내
단식으로 흩어졌던 깡마른 허공의 입술들
목발을 짚고 일어나 절뚝절뚝
거친 숨 몰아쉬며
기어이 몰려올 것인데


무성한 풀의 격발
외딴 폐가를 푸르게 관통한 지 오래,
내남 없이
질긴 연명의 뿌리에
금속의 경계를 쓰러뜨리려
이 한철 얼마나 길고 선명한 일기를 써내려갈 것인가





*강시현 2015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태양의 외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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