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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신작시/임양호/사과가 붉어지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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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신작시/임양호/사과가 붉어지면 외 1편
임양호
사과가 붉어지면
가을이 밀고 들어앉은
터질 듯한 저 구체를
구체적으로 뭐라 한다냐
아, 근심 갠
맑은 빨강
여름내 마실 갔다
돌아온
아삭한 사랑이라
하면 안 되나
무엇이 부끄러운지
투명한 부끄러움은
속도 죄다 보인다
비탈진 언덕
과수원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던
빨간 상념
비둘기
14층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 위에
잘 빨린 운동화
가을볕에
참
가지런하다
공중에 씻기는 발이란
땀내 나는 열망들을 쏟아
바람에 먼저 실려 보내고
가벼워지는 오후
허공을 딛고 떠날
마지막 발자국을 생각할 때
갑자기 신발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임양호 2016년 《시와소금》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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