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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신작시/정빈/후회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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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신작시/정빈/후회 외 1편
정빈
후회
외로운 길목에 서서
너덜대는 생각을 자주 꿰맸다
툭, 터져버린 실밥
생각과 생각 사이에서
튕겨 나온 반항은
무모한 용기로 자라며
용감한 척 했을까
하늘이 웃으면 울었고
비가 오면 우산을 접었다
끌려다닌 두 발의 눈물
다 마르도록 닦아주지 못했다
누구의 벽에 걸려
바라봐 주길 바라는
미완성 작품
탈출하고 싶은
그 안의 또 다른 나는
여전히 냄새 나는 공간에서
흔들리고 있다
너무 커버린 후회는 후회가 아니었기를
신호등
건널목 저편에서
바람에 실려 오는
기억 속의 향기
당신인가요
만삭의 황금빛 벌판을 지키는
허수아비처럼
코 한 번 눈 한 번 씰룩이지 못하고
우주의 한 끝을 지켜 주시던 당신
그 모습 그 목소리 그대로
거기, 서 계시네요
달려가고 싶지만
지금은 멈춰야 할 시간
뻐꾸기 울음 같은 그리움
꾹꾹 밀어넣고
당신의 파란 미소를 기다립니다
불면의 신호등, 아버지
*정 빈 2018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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