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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신작시/김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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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남산에 깃들다 외 1편
을지로 입구, 빌딩 창가에서
흩날리는 눈송이 바라본다
삼월에 내리는 때늦은 눈이지만
누구인가, 공중 가득히
스티로폼 마구 비벼놓은 듯
한참 동안
떠돌다가 방황하다가
어느새 남산에 하얗게 앉아있는데
아직도 내 생각들은 창가에 서서
내려앉을 곳 찾지 못하고 있다
멀리 있는 남산, 저 아늑한
눈들이 깃든 보금자리 바라본다
설날
장모님이 쓰던 아담한 향나무 경상
그 서랍 속에 두 딸네 집 현관문 열쇠
나란히 있는 거 보았네
동안거 드셨나, 수행 끝나고 귀가하면
열쇠 들고 딸네 집 또 가야지
장모님 돌아가신 지
벌써 한 해가 지났네
김용구∙2002년 ≪시세계≫로 등단.
남산에 깃들다 외 1편
을지로 입구, 빌딩 창가에서
흩날리는 눈송이 바라본다
삼월에 내리는 때늦은 눈이지만
누구인가, 공중 가득히
스티로폼 마구 비벼놓은 듯
한참 동안
떠돌다가 방황하다가
어느새 남산에 하얗게 앉아있는데
아직도 내 생각들은 창가에 서서
내려앉을 곳 찾지 못하고 있다
멀리 있는 남산, 저 아늑한
눈들이 깃든 보금자리 바라본다
설날
장모님이 쓰던 아담한 향나무 경상
그 서랍 속에 두 딸네 집 현관문 열쇠
나란히 있는 거 보았네
동안거 드셨나, 수행 끝나고 귀가하면
열쇠 들고 딸네 집 또 가야지
장모님 돌아가신 지
벌써 한 해가 지났네
김용구∙2002년 ≪시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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