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작품(전체)
30호 신작시/강정이
페이지 정보

본문
강정이
꽃꽂이 외 1편
낙타 찢긴 발 엉긴 피가 치욕인 줄 알기에 나는 침묵한다
야반 도주 이불 보따리 迷惑인 줄 알기에 나는 침묵한다
소낙비 아래 황소 울음소리 들었기에 나는 침묵한다
우레의 일갈一喝 알아들었기에 나는 침묵한다
구름은 가도 하늘 남는 것 보았기에 나는 침묵한다
아는가 바위는 밟힐수록 시퍼렇게 눈 뜨는 것을
침묵이 내게 시퍼렇게 살라 한다
침묵의 웅변으로 꽃을 꽂는다
황금빛 장미 한 다발로
眞 善 美 주지主枝 세워 검정 수반에 꽂는다
발뒤꿈치
여장부였다 우람한 그녀 발뒤꿈치 사자눈알이었다
내게 병신자식이란 없어! 난장이 아들 머리통을 깃발처럼 세우고 만병통치 아메리카로 떠나던 그녀
십오 년 지난 어느 날, 우리 아들 저 세상 갔어, 아무렇지도 않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 주던 여장부
바이칼호수에 발 담근 검은가슴물떼새보다 뭉클 그녀 생각에 안부 묻는데
와르르 와르르 돌덩이 구르는 소리 판소리 들린다
너덜겅 아메리카
꽃길인 줄 알았네
배롱배롱 배롱나무
꽃길인 줄 알았네
아메리카 너덜겅
아들머리 너덜겅
내 발뒤꿈치 너덜겅이네
강정이∙경남 삼천포 출생. 2004년 ≪애지≫로 등단. 수필집 달을 찾아 나서다.
꽃꽂이 외 1편
낙타 찢긴 발 엉긴 피가 치욕인 줄 알기에 나는 침묵한다
야반 도주 이불 보따리 迷惑인 줄 알기에 나는 침묵한다
소낙비 아래 황소 울음소리 들었기에 나는 침묵한다
우레의 일갈一喝 알아들었기에 나는 침묵한다
구름은 가도 하늘 남는 것 보았기에 나는 침묵한다
아는가 바위는 밟힐수록 시퍼렇게 눈 뜨는 것을
침묵이 내게 시퍼렇게 살라 한다
침묵의 웅변으로 꽃을 꽂는다
황금빛 장미 한 다발로
眞 善 美 주지主枝 세워 검정 수반에 꽂는다
발뒤꿈치
여장부였다 우람한 그녀 발뒤꿈치 사자눈알이었다
내게 병신자식이란 없어! 난장이 아들 머리통을 깃발처럼 세우고 만병통치 아메리카로 떠나던 그녀
십오 년 지난 어느 날, 우리 아들 저 세상 갔어, 아무렇지도 않게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 주던 여장부
바이칼호수에 발 담근 검은가슴물떼새보다 뭉클 그녀 생각에 안부 묻는데
와르르 와르르 돌덩이 구르는 소리 판소리 들린다
너덜겅 아메리카
꽃길인 줄 알았네
배롱배롱 배롱나무
꽃길인 줄 알았네
아메리카 너덜겅
아들머리 너덜겅
내 발뒤꿈치 너덜겅이네
강정이∙경남 삼천포 출생. 2004년 ≪애지≫로 등단. 수필집 달을 찾아 나서다.
추천2
- 이전글30호 신작시/유경희 09.01.19
- 다음글30호 신작시/하병연 09.01.1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