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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신작시/문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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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치
용기가 없다 외 1편
그래서 그를 잡지 못한다
팔랑팔랑 나비 한 마리
가까이 가면 손이 떨리고
이내 심장도 요동친다
저 꽃의 흰 등에 앉았는데
그 무늬, 색깔에 눈이 멀 지경인데
주변을 맴돌다가
겨우 그림자 옆으로 다가가 본다
작열하는 햇빛에
그림자 검은 색 더욱 진해지고
꼴까닥, 그림자 속에 묻혀
꼴불견 그리움 하나 사라져버리고 만다
용기가 없어서
그래서 돌은 집어 들었지만 던지지 못 한다
앞에 버티고 있는 과녁
과녁의 몸체가 물에 불어
바람 든 풍선처럼 얇아졌지만
손을 치켜들면 앞이 캄캄하고
애먼 나비 한 마리 날아들어
현기증 나는 이명이 된다
허공에 떠있는 발걸음이 허우적거리고
날카로운 돌은 발등에 떨어지고 만다
머리통 속을 휘젓고 날아다니는
이명과 함께
다시 돌은 집어 들었지만……
문효치∙1966년 <한국일보> 및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무령왕의 나무새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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