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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신작시/박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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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한
얼룩 외 1편
털어내면 지워질까
늦은 밤, 귀가길 문 앞에서
옷가지를 털어낸다
팔이며 다리며 옷가지마다
먼지 속을 살아낸 하루가
어깨를 흔드는데
눈물인지 땀인지
한데 얼려
얼룩이 된 눈동자
바라보는 눈길을 탓할까
그렇게 살아낸 날들
검은 눈동자로 남았는데
여름 엽서
은행나무 잎사귀 푸른 날에
도서관을 찾습니다
시간을 핑계로 읽지 못한 책들이
마음을 읽어주는 오후,
창밖에는 산그늘이 드리웠지요
서가에 주저앉아 글을 읽습니다
낡은 책장들 틈에서
눈빛이 깊은 詩를 생각했지요
가끔씩 어두운 회랑을 지나온
발자국 소리가 환하게 울립니다
창밖 노을은 붉게 물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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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한∙1968년 전북 장수 출생. 2000년 ≪작가들≫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꽃이 핀다 푸른 줄기에'(공저), 동화 '한글이랑 한문이랑' 등. 안산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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