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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신작시/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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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16회 작성일 09-01-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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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식
함박꽃 울고 있네 외 1편


면접시험 치르고 돌아와 울고 있는 함박이여
방문 꼭꼭 걸어 잠그고 우리 집 함박꽃이 울고 있네
문틈으로 새나오는 축축함, 지금 心事 꽃 아님을 알겠네
필기점수는 넉넉했다는데 미역국이라니!
꽃눈 뜰 때부터 내 입술에 자랑이 붙어 다니던 함박,
함박송이 웃음으로 온 집안을 밝혀주던 꽃
울안 자투리땅에서만 키운 내력이 미덥지 못했을까
변변치 못한 부모가 걸림돌이 된 것은 아닐까
오늘은 함지박에 수북이 담긴 쑥개떡이 징그럽네
후레지아, 칸나 따라 외국어 연수 바람 한 번 쐬지 못한
함박꽃의 이력서가 안쓰러워 혼자 앉아 강술을 마시네
꽃부리에서 알뿌리까지 발가벗기던 면접관의 눈초리
벼랑 끝으로 내몰던 아귀 같은 그 질문들
빈속에 안주 삼아 아귀아귀 씹어보는데
어느새 등 뒤에 다가와 함박웃음으로 피어 있는
꽃.

 

 


眞劒


칼집에서
백 년을 울고 벼리다 나와
무 한 개
베지 못하다니

퇴박맞고
나무둥치에 기대어
하릴없이 혼자 빈둥대던


한낱
무쇠조각으로 살다
屈身이라는
말을 몸에 새겨 넣을 때쯤

누르고
삭여
허물 벗듯
슬며시 밀어낸 녹물

붉은 고요가
나무뿌리에 스며
백 척 거목을 쓰러뜨린다면

칼 짚고 뜀뛰기,

그 波瀾의 생애를 다시
돌아보면


이영식∙200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공갈빵이 먹고 싶다', '희망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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