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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신작시/신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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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72회 작성일 08-07-1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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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호
Montage․1 외 1편


붉은 망에 담긴 양파는 不吉하다. 그녀의 오렌지색 스타킹도 不吉하다. 양파를 까는 그녀와 그녀를 까는 양파의 속을 나는 안다. 죽음도 미끄러지는, 無限의 껍질. 얼굴이 얼굴을 밀어내는 양파의 시간은 맵다. 오렌지색 스타킹을 신은 그녀의 허벅지 안쪽. 거기서 나의 不安이 운다. 얇은 生들은 명분이 없다. 모두 껍질이다. 安寧이 不安의 껍질을 까대는 질긴 장난. 너도 나도 다 양파. 





Montage․2


시베리아 벌판에서 쫓겨 온 쇠기러기들의 새카만 울음이 하늘의 이마를 쪼아댄다. 서로가 生의 인질이 되어 솟구치고 곤두박질하는 춤의 內戰. 떼춤, 수 천 발의 총알이 강물을 저격한다. 모두 不安이다. 바람의 등을 밟고 달려온 부르튼 발이 녹슨 날개를 審問한다. 삶은 질병이라고, 쉰 목소리로 남은 목숨들 아낌없이 告發한다. 쇠 발목 휘갈기며, 태양의 얼굴을 할퀸다. 핏빛 노을 가득 쇠기러기 타는 냄새. 그 자리에서, 누군가 또 生을 自害한다. 純潔한 발목을 부여잡고.



신종호∙1997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사람의 바다. 월간 ≪Booksetong≫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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