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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 신작시/구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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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287회 작성일 08-03-01 03:09

본문

구순희
밑천

바둑은 두 집이 나야 이긴다고 한다
두 집이 돼야 한 집 주고도 살아남을 수 있고
항상 히든카드를 숨기고 있어야 한단다
두 집이 못 돼서,
두 집 짓기 위해 한 집을 버리고,
한 집도 못 지으면서 두 집 짓겠다고
신의를 저버리고
신뢰도 없이 신용 잃고
신용 불량자가 된 사람들이
집 잘 짓는 사람들 보고,
두 집 살림하는 사람이 그래서
더 잘 사는 이유를 알았단다





시계소리

세상 모르게 자다가도
일순 잠을 깨면 저것 때문에
죄 없는 귀를 잡아당겨서
그쳐라, 그쳐라 해도 말을 듣지 않아서
살갗에 소름 돋도록 참다가 벌떡 일어나면
낯익은 신발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내다 버려야지, 비등점으로 끓는 속
예각의 기다림을 현관 밖에다 내버리곤
저것도 한밤중에 비 맞으면 춥겠지
안에 들여놓아도 여전히 낙숫물 소리
똑똑똑, 눈먼 시간이 짚어가는 지팡이 소리
지워지지 않았다
지상에서 지워지는 게 어디 있다고
아무리 박박 문질러 봐라
상처 자국, 딱정이가 지워지는가
그래, 함께 살자
제때에 오지 않는 신발끼리
계속 서로의 귀나 잡아당기면서


구순희
198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내 안의 가장 큰 적', '수탉에게 묻고 싶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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