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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호 신작시/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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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253회 작성일 08-03-0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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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혁
다리 위의 사람들


매일 저녁이면 서성대는 사람들
다리 위를 사뿐 건너네
수상한 기척도 없이
집 혹은 길로 향하는 걸음들
그 틈에서 넌 난간에 기대 말했지
몇 푼 보증금 때문에 죽고 싶다고,
그게 단순히 허기이거나
가난이란 말이
아니라는 걸 짐작했네
때마침 다리를 가로 건너는
거미집 씨줄이
콧잔등을 스치네


다리 위에 사람들이 있어
유령처럼 바람을 타고 있네
깜박이며 희미한 윤곽
깊이, 그림자 물결 위에 새겨지지
다리 중간쯤에, 뜻 없이
매어둔 개가 짖으면,
상판까지 불어난 물 위에
제 그림자를 뜻 없이
비춰보는 얼굴들,
깊은 강은 놓치지 않고
흔들어대지
다리 위에 사람들이 있네
그림자만, 저녁 해거름
물결 위로 목 길게 늘인
탁한 가을


다리 위에 사람들이 있다
이젠 군내가 나네
그림자만 남고
몸만 슬쩍 건넌
다리 위





봄에, 차가 다니는 산길

그러니까 보자,
모두 나물을 씹고 있는 거다.
봄이라는 거지
씁쓸함도 추억이라는 거고
간음도 양념인 거지
다만 비빔밥은 간이 맞지 않는다

생의 시간
갈라진 혓바닥으로
입맛 다시며
다시 또아리 틀러 내려가는
春眠의 한낮
가끔 나는
길바닥 위에 인화되곤 한다*
꾸역 넘기는
생의 한술
싱겁거나 쓸쓸하거나

*Roadkill : 시간은 잔인한 운명에 치어 조각나기도 한다.


우혁
2002년 ≪미네르바≫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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