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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호 신작시/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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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39회 작성일 08-03-01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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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개 붙었다

어릴 적 간혹  
개 붙어 다니던 일 있었다
끙끙거리는 그곳을 지나가기
민망하였던 일 있었다
뜨거운 물 한 바가지로 부끄러웠으나
신성하였어라
개의 힘이 개에게서 불려나오는 일

먼 먼 조상들
불씨를 모시기 위해
나무에 열이 나도록 비벼대었던 손바닥
불에게서 불의 힘을 끌어내었던
조상들 있었다  

지금 뼛속까지 다 익었다고
땡, 종이 울린다

땅 부르르 떨리는
새파란 불씨를 가진 부싯돌
개 붙는 것 보는 일
간혹 그리워라




국기하강식 시절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가던 길을 멈추고
책가방을 메고 가슴에 손을 얹었던
노란 대낮들이 있었다
국기하강의 시각은 오후 네 시
상체는 고정한 채로
투명인간처럼 다리만 움직여
몇 발짝 재빠르게 훔쳐가던 아이들
나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움직일 용기가 없었다
몇 발짝 몰래
상체는 움직이지 않고
애국가 몇 소절 훔쳐가는 것
하수탱이들,
잔머리란 그런 것이다
눈으로 쏘아보며
가슴에 얹은 손바닥만 뜨거워지던
지금처럼 그런 시절이 있었다



정준영
2006년 ≪시선≫으로 시, ≪애지≫로 평론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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