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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신작시/윤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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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림
암호
흥건한빗물핥으며숨죽인비명일어선다왼종일바람이게워내는물길따라까닭없는내몸에도여름은오고있다갈색살점뒤집으며청동빛혈관으로뚝뚝떨어지는여름여름이기어코오고있다차가운상징같은당신의몸에도열꽃이피고시냇물은빠르게움직이겠지그리하여화들짝젖혀지고있는당신의몸뚱어리가과부화현상일으키는아스팔트위에초록피를분출하는것일까아랫배만한태양이쇄골뼈달구며낙지발같은바람마신다비로소나는나의발원지에서조금더의심스러운여름을보내게될것이다
케이블카
당신은 너무 먼 곳에 있군, 안부를 묻고 손을 내밀만큼의 거리가 아니군, 잔인한 인내로군, 겨울하늘 얼음장 같군, 곧 폭풍우로 변할 것 같은 날씨 같군,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식어가는 사랑? (배신 갈등 대립 권태 우울 불안 공포?) 그 모든 자유의 덩어리, 비상하고 싶은 몸? 발화하고 싶은 몸? 그래서 당신은 확고부동을 선택한 거로군, 위태로운 고지에 저리 버티고 있는 걸 보면, 저걸 몰입이라 말 할 수 있을까, 참으로 부럽군, 입만 함봉하고 있는 클레믈린이라니!
윤영림
2000년《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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