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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신작시/신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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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889회 작성일 08-03-0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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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철


리노의 석양


성질 사나운 것,
서녘으로 넘어가면서도
전혀 기가 죽지 않는다
쏘아 보듯
마지막까지 아프도록 눈을 부릅뜨고
하늘가를 빨갛게 핏빛으로 물들인 다음

뚝 떨어지는데
감히 마주볼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마라

가슴에 서늘한 재를 남기는 것이다
피라밋 호수 인디언 거주 지역으로 넘어가는 태양은

*리노-네바다주의 북부에 위치한 도시, 그 도시를 흐르는 강의 종착지가 피라밋 호수다.



로즈산 이야기


봄부터 가을까지 하얀 해만 내려쪼이던
네바다의 하늘,
늦가을부터 슬금슬금 구름이 모여듭니다
넓은 사막 어딜 가야할지 몰라
놈팽이처럼 빙빙 떠돌고 있으면
키 크고 못생긴 로즈산이 하나씩 붙잡아서는
두툼한 손바닥으로
펑펑 털기 시작하지요

그 소리가 펑펑 울리기 시작하면
“반가워라, 타호에 눈이 오려나…….”
사람들은 어두워지는 하늘을 자주 쳐다보는데

할 일 없어 멀뚱멀뚱하던 못생긴 것이
가을만 이슥해지면 신이 나고,
작업이 몇 번 반복되면서 타호와 로즈산의 허리에
예쁘고 조용한 눈이 사람의 키만큼 쌓이지요
그 옆구리에 널찍한 미끄럼터를 열고
고맙다고맙다 하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슬슬 간지럼 먹이는데
겨울철엔 그게 또 속없이 낄낄대는 큰 소리가
아득한 사막의 하늘에 메아리치는 겁니다

*로즈산-리노의 남쪽에 있는 산.
타호-로즈산의 곁에 있는 아름다운 호수, 로즈산의 눈이 주된 수원이다.



신원철
2003년《미네르바》등단. 시집 󰡔나무의 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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