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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신작시/이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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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913회 작성일 08-03-01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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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림


新정읍사


하얀 달이
눈썹 예쁜 누이가 되어
마중 나오는 고장

샘물 넘쳐흐르듯
해맑은 웃음 넘쳐흐르는 정읍
그 정겨운 이름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와
집으로 가는 길
초롱불을 밝혀주네

험한 세상 떠돌던 그 누구라도
내장산 자락
그 넉넉한 가슴에 안기면
탯줄 묻은 제 고향에 돌아온 듯
푸른 들녘 스쳐오는 바람결
향그러운 풀냄새에
다시 소롯이 살아나네

하얀 달이
박꽃보다 환한 어머니가 되어
마중 나오는 고장
밤의 시인


광활한 푸른 밤 속으로
날아가기 위해
열려진
가로막힌 유리창에
한사코 머리를 부딪치고 있는
풍뎅이 한 마리
  


이가림
1943년 전북 정읍 출생. 프랑스 루앙대 문학박사. 1966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 데뷔. 시집『유리창에 이마를 대고』,『순간의 거울』,『내마음의 협궤열차』등. 정지용 문학상, 편운문학상, 후광문학상 등 수상. 현재 인하대 프랑스문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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