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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신작시/신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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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74회 작성일 08-03-0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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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우


일년초


죽을 때를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버티는 몸부림
삶의 집착이 피에 젖는다

연약한 입에서
하나씩 뱉어내는 육성
눈물로 맺힌다 아직 마음을 비우지 못한 미련

크낙한 나무들
이미 알몸으로
기나긴 시련의 길을 가는데

실바람 한 줄기에도
마구 흔들리는 조그만 손
어디에
저리 생에의 애착이 있는 걸까

죽을 때를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버티는 집념
자꾸 가슴으로 밀어낸다 가까운 장송곡



종착역


석탄 냄새
꺼멓게 묻어나는 철길에
입을 앙다문다 초겨울 추위

조그만 신호등 하나 눈을 반쯤 감고
빨간 손수건 자꾸 흔든다
막힌 길에 허수아비처럼 버티어 서서

허기진 배 잔뜩 내민
빛 바랜 메아리들
희미한 불빛 하나씩 켜
자꾸 허우적거린다 고요의 깊이에 빠져

막장의 때묻은 꺼먼 목소리들
신호처럼 벽에서 하나씩 기어 나와
막차의 쓸쓸한 마침표 위에 선다

때묻은 그림자를 조그만 입술로 지우는
강물처럼 마구 출렁이는 아름다운 어둠
아직 먼 푸른 꿈길로 아픈 발소리 하나씩 끌고 간다



신강우
전남 고흥 출생. 1997년《조선문학》으로 등단. 시집 󰡔상황󰡕, 󰡔안개밭󰡕, 󰡔외곽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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