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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신작시/이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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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379회 작성일 08-03-0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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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기

박대 굽는 저녁


저녁입니다

고요히
내리는
하루가

골목을
물든

초생달이 뜬
저녁

칠산을
떠돌던

고깃배가
들어왔는지

박대 굽는
냄새

옹기종기
저녁
밥상에

옹기종기
저녁 밥상에

*칠산七山은 전남 영광 앞바다.



부채


왜 이리도 사는 것이 힘드냐
아내가 모로 누운 채
어젯밤에 한 말이다

나는 딴청을 부리듯
부채를 부친다

여울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 먹점 찍힌
부채는 팔랑팔랑 바람을 일으킨다

왜 이리 덮냐며 딴 시늉을 걸지만
달력에 기일이며 약속들이
밤고양이마냥 오는 게 아닌가

부채야말로 내 더위쯤 우습게 아는가
악귀라도 쫓는 냥 부채는
바람을 일으킨다

덮기로 따지자면 모로 누운 아내의
침묵이 더 더운 법
나는 또 부채를 찾는다

내 머리맡에 가까이 둔
부채로 나는 또
소리가 나도록 바람을 일으킨다
아내의 입에서 생활이 더 나오기 전에



이세기
1963년 인천 출생. 1998년《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먹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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