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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신작시/김혁분/이 별의 눈꺼풀엔 젖은 반나절이 남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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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16회 작성일 20-01-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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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신작시/김혁분/이 별의 눈꺼풀엔 젖은 반나절이 남아 외 1편


김혁분


이 별의 눈꺼풀엔 젖은 반나절이 남아



여기가 거기일까
당신이 사라졌다는 별  


바람에 날리는 로즈마리 향으로 한 순간도 투명해질 수 없었다


이 별의 눈꺼풀엔 젖은 반나절이 남아
함부로 울음이 새는 루트를 따라 신발 끈을 다시 맨다
 
작은 행성 같은 마음의 닻을 내리면
당신 잔영이 안부처럼 몇 컷 웃음의 문양으로 안화된다
                                           
주머니가 가벼우면 나눌 것이 많은 연인처럼
여기는 우리의 주머니가 가벼운 지구라는 별


아직은 당신과 첨벙거리며 발맞추고 싶어
어쩌다 나를 부르는 환청에 양손을 흔들었지만


쏟아지는 별 때문에 신발이 자주 벗겨져

이 별의 부픈 냄새를 주머니에 다 채울 수가 없었다


여기는 이별보다 더 먼 별이라 근황 없는 손으로 입을 가리게 된다





해피버쓰데이happy birthday



달력에 동그란 나를 그려 넣었어 불만스럽게 불러도 만족스럽게 대답하는 수많은 나라는 난, 파스타 면발보다 질기다는 나라는 난, 싱크대의 석양에 순간 잃어버리기도 하는 화장실에서 세제에 쓸려 내려가기도 하는 나라는 난, 오해의 시작에서 일어나는 일은 매번, 이해의 끝에 매달리는 건 요원. 닳고 닳아 사라질까 겁나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어 나라는 동그라미를 그려놓았어 겹겹이 겹치는 별칭에도 내가 부르면 어디에도 없는 나라는 난, 나의 실종에 또 다른 나를 호출해내는 저 완벽한 모순 이후의 모순, 한 번쯤 나를 화인하고 싶어 자축하고 싶어 타오르는 8월 그믐에 다시 태어나려 해 브라보! 생크림케이크보다 더 달콤하게





*김혁분 2007년 《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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