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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 신작시/전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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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220회 작성일 08-03-0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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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호


실연


그 여자는
내 뒤통수를 때려
두 손과 발을 묶고
입에는 재갈을 물렸다
바퀴 달린 가방에 넣더니
내 차로 한참 달린 뒤
사람 없는 강변에 멈췄다
가장 깊은 곳을 골라
나를 던지던 그녀의 표정이
언뜻 슬퍼 보이기도 했다
강바닥에서
나는 허리에 달린 무거운 추억과 함께
내 몸을 뜯어 먹는
피라미를 바라본다
이 검푸른 물속에
산채로 던지다니
방부제 같은
소주는 그만 마셔야겠다
내 몸이 모두 썩어야
다시 떠오를 수 있으니



모기


집안에 모기가 산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와도 모기가 산다
이 집의 어두운 구석에 몸을 숨기고
밤이면 왱하며 날아 오른다
취하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내 얇은 잠을 뚫고 내려 앉는다
깨어보면 가려운 상처들
모기향을 켜고 살충제를 뿌려도
집안에 모기가 산다
날아라 모기
제 수명을 이기는
흡혈귀
내 피 마시고
날아라 모기
목을 빨린 아침이면
잇몸이 근질근질하다



전윤호․
1964년 강원 정선 출생
․1991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순수의 시대󰡕,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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