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24호 신작시/김예강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87회 작성일 08-03-01 01:02

본문

김예강
나무의 우화


나무의 우화는 그림자시계다

오후 창 아래 나무그림자를 만난다

시계를 닮아있는 나무그림자들

나무는 수천 번 수만 번 우화한다

오늘 나는 그림자 시계를 발견했다

초침이 부러진 채 나를 다니러 온 나무

새까맣게 탄 몸으로 바닥에 납작이 엎드린 나무가

스르르 나무의 몸을 내보내고 남은 빈집과 함께 흔들렸다

뙤약볕 아래 저렇듯 홀로 세워두고

나 그대 떠나와 있는지





가을 풀밭에서


너를 건넌다 너는 야생의 버려진 땅
씨앗으로 돌아가기 위해
너는 홀로 익어 갈 것이니
너의 가슴을 파헤치고 어떤 언어도 심어줄 수가 없구나
서툰 나의 언어로
너를 건너온 바람 아래 수레국화가 진다
너의 곁은 어스럼하다 너는 홀로
얼굴을 닦고 안개를 걸어
낯빛이 맑은 여자로 돌아와 주리니
마지막 집을 깊이 그리워할 것이니
결혼한 여자는 마른 발을 씻고
무겁고 두터운 겨울외투를 끌며 밤을 건너리니
천천히 그리고 오래 사랑의 기억에 울먹일지니
그리하여 맑아진 눈동자를 들어
꽃이 되지 못한 사랑을 아파할지니
노인처럼 물렁해진 손으로
앉았다 일어선 사람의 자리를 그리워할 것이니



김예강․
2005년 ≪시와사상≫으로 등단

추천2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