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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신작시/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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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多産의 예감
노란 돛단배의
은빛 항해
시련처럼
샛바람의 시샘에
서너 번 출렁거리다
다시
몸을 섞고 순항하는,
가을의 항구엔
滿船이리
박꽃 위
노랑나비
배려
파란버스가 일곡동 정류장에 멈췄다
내릴 손님은 모두 벌써 내렸는데도 버스는 좀처럼 출발할 줄 몰랐다
운전수는 반사경을 애써 외면한 채 왼쪽 창밖을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애 터진 승객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돌려 왼쪽 창밖으로 시선을 집중했다, 대형 사고라도 났을까 하고
그 사이 한 장애우가 열려있는 앞문으로 간신히 버스에 올라탔다
운전수는 장애우와 눈을 맞추고 싱긋 웃었다
장애우가 자리에 안전하게 앉자 마침내 버스가 출발했다
승객들은 운전수와 장애우의 그 웃음의 의미를 까맣게 알아채지 못했다
김정원․
1962년 전남 담양 출생
․2006년 ≪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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