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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신작시/박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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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17회 작성일 08-03-01 00:41

본문

박현수
서시
―시국시편(詩國詩篇)


동해의 안쪽, 북해의 모퉁이에 시국(詩國)이 있다 말씀으로 성문을 열고 노래로 닫는다 고을마다 커다란 종이 있어 보시종(報詩鐘)이라 부른다 노을빛이 영험하거나 쌍무지개가 찬란히 서는 날이면 울려 국인이 이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종이 울리면 모두 손을 놓고 망루나 언덕에 올라 하루를 가벼이 한다 시관(詩官)*을 두어 종을 울리되 소홀하면 엄히 다스린다

*「태시기(太詩記)」에 의하면 시관(詩官)은 아홉 가지 상서로움이 나타날 때 종을 울린다고 한다. 그것은 애기똥꽃이 필 때, 쌍무지개가 뜰 때, 봄비가 내릴 때, 노을이 고울 때, 서설이 내릴 때, 미리내가 맑을 때, 새털구름이 신비할 때, 하늘빛이 찬란할 때, 좋은 시가 나올 때이다.





실종
―시국시편(詩國詩篇)


연필을 찾는 동안 사라진 수많은 구절들은 어디로 갈까 사라지면서 더 빛나는 구절들 어느 이름 없는 바닷가에 닿아 저희들끼리 마을을 이루고 있을까 아무도 찾지 않으면 바짝 야위어 마침내 별이 될까 완성된 시의 행간마다 얼핏 빛나는 그림자 멀리 개 짖는 소리 들리면 어느 시인의 뜨락에 별똥별로 다시 떨어질까 어느 시도 온전히 빛나지 않은 건 그들의 빈자리 때문이었을까 메모지를 펴는 동안 사라진 수많은 구절들은 지금 어느 이정표를 읽고 있을까


박현수․
1966년 경북 봉화 출생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우울한 시대의 사랑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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