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작품(전체)
24호 신작시/송해동
페이지 정보

본문
송해동
꿈꾸는 레드 베타
병술년 칠월 하순
장마가 사망을
고하던 날,
죽음이
혓바닥 날름댈지라도
유리벽 너머를
느껴보기로 결심한
레드 베타,
세상이 경계를 넘다.
온몸 감싸는
보송보송한 바람 가르고
불꽃처럼 튀어 오른
레드 베타,
본능이 전해주는
열대의 산호섬 그리며
하얀 대리석 식탁 위에
핏방울 무늬를 새기며
기꺼이 호흡을 멈추다.
승강기 안의 여름
한여름의 출근시간,
506호 사내의 니트에 태양빛이 가득하다.
805호 사내의 셔츠에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1305호 사내의 넥타이에서 파도가 넘실댄다.
905호인 나는 갈매기 빛 바지를 입고
세상에 진 빚을 갚기 위해
허공의 꽃밭에서 하강한다.
송해동․
1966년 충북 제천 출생
․1999년 ≪교단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 사내의 바나나 등
추천26
- 이전글24호 신작시/강영은 08.03.01
- 다음글24호 신작시/전기철 08.03.0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