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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 신작시/이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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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756회 작성일 08-02-29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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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비 오기 전


명랑하던 꽃들이 입을 다물고
나뭇잎들은 순순히 고개를 숙인다
물빛 프리즘으로 가라앉은 풍경을 끌고
바람은 창 앞에서 서성거리고
지금은 집중하기 좋은 시간
집으로 돌아가기 좋은 시간
차용한 시간의 눈빛이 그윽해진다
다 털어놓고 싶다



서슬이 퍼레졌다


어제는 봉선화가 죽었다
오늘은 구절초가 죽었다
백일홍은 진작에 죽었다
입동이 가까워 오자 화단의 꽃들이
차례로 죽어 나갔다
어제는 소학이가 죽고
오늘은 바바리가 죽고
칠성이는 죽은 지 한참 됐지
친구들의 부음을 접할 때마다
팔순 노모는 바빠지신다
힘에 부쳐 못 가신다던
뒷산 약수터도 새벽마다 오르시고
혈당 체크기도 새것으로 바꿨다
입동이 지나자
화단의 사철나무 이파리는 서슬이 더 퍼레졌다



이정화․
200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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