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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 신작시/서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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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850회 작성일 08-02-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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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만

구룡포의 밤


부두에 매놓은 배들의 용골이
덩실덩실, 주막 불빛을 넘보는
밤 구룡포

그 누구, 기다릴 사람 없어도
자글자글 뭍으로 내밀리는
비릿한 바다울음 때문일까
내 몸의 늙은 비늘을 털어주며
여기까지 태워준
털털대는 완행버스를 보내고
한동안 낯선 미명에 잠겨본다

구룡(九龍)이 밤을 삼켰나
갈매기도 잠든
먼 유년의 바닷가
물거품으로 쓰러질 수 없는 꿈
다시 일으켜 세워
새벽출항을 위해 드세게 꿈틀댈 때

목로에서
소주 한잔 걸치고
천천히 시커먼 밤바람 데불고
다무게*로 넘어가는
홀로 휘파람 부는 사나이


        *다무게:동해안에 위치한 작은 바닷가 다목포(多木浦)를 가리킴.



헛도는 안부


헌 지폐 같은
버짐나무 잎새들
시나브로 지는
늦가을 저물녘
느닷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요즘 어디 사나
나 좀 멀리 있네
어쩌다 그렇게 되었네

아침 문 열고
세상소리 조금 듣다
금방 문 닫아버린다네

어허 친구
그럼 거긴
무슨 요양원인가

속내 모르는
우리는 늘 헛돈다


서상만․
1941년 경북 포항 출생
․1982년 ≪한국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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