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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신작시/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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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593회 작성일 08-02-29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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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이제 오느냐


화분에 매화꽃이 올 적에
그걸 맞느라 밤새 조마조마하다
나는 한 말을 내어놓는다
이제 오느냐,
아이가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올 적에
나는 또 한 말을 내어놓는다
이제 오느냐,

말할수록 맨발 바람으로 멀리 나아가는 말
얼금얼금 엮었으나 울이 깊은 구럭 같은 말

뜨거운 송아지를 여남은 마리쯤 받아낸 내 아버지에게 배냇적부터 배운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 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 개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


문태준․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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