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21호 신작시/양아정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28회 작성일 08-02-29 02:13

본문

양아정


네비게이션이 필요해


쓱 지나쳐버린 길, 뒤로 누르기 버튼도 없는 길이다
다시금 속도를 늦추고 왔던 길로 돌아가야 해
우회전 신호가 떨어지고 길은 다시 만들어진다
눈에 장착한 네비게이션…… 이제는 그녀가 뛰어간다
입력된 목적지를 향해 얼굴에선 지도가 그려지고
과속으로 달리는 길에 날선 음성이 끼어든다
몇 발자국 떼지도 못했는데 여자는 계속 잔소리를 한다
전방 300미터 앞에 몰래카메라가 숨어있다는 제보다
수다스럽다…… 계속 쪼아댄다 귀를
전방 500미터,
고속도로다…… 갓길이 보이지 않는다
브레이크 없는 길,
여자의 안내방송이 흐른다
친절하다 간결하다 지루하다
길을 만드는 여자…… 좌회전의 계시를 내린다
손쉽게 갈 수 있는 길에 그 여자 앞을 막아선다
스토커다…… 고장 난 여자는 길 위의 길을 생중계한다
AS를 받아야 해
그 여자의 목소리를 교환해야 해
아직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내 길을 환불 받아야 해
그 여자 작동을 멈추고 유언을 한다
혼자서 가라



롤러코스터


제국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음모를 좋아하는 사람들 매표소 앞으로 모이고
소시민의 일요일은 난폭한 레일 위에서
밑바닥으로 가는 입장권을 산다.
줄 서있는 사람들, 창궐하는 공포가
얼굴 위로 번진다. 시멘트 뚫고 투쟁하는 풀꽃들
한낮의 뙤약볕을 물고 있다. 그들은 서서히
겨드랑이에 넣어둔 날개를 손질한다. 그리고
제국의 풍습, 안전벨트를 착용한다.
서서히 올라오는 주가가 상한선을 향해 달린다 .단지
제국의 권력에 점령당한 채 360도 회전이다. 정복
이다. 사람들, 사육당한 사람들 마구 쏟아진다 .입에서
입으로 폭죽이 터진다. 이제는 내리막이다.
아래로 치닫는 길, 주식이 하한가를 치고 있다.
그리곤, 제국은 해체되었다.



양아정․
1966년 부산출생
․2005년 ≪시와사상≫으로 등단

추천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