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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윤인자/천수답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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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01회 작성일 20-01-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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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호/신작시/윤인자/천수답 외 1편


윤인자


천수답



비탈진 산 밑 다랑이마다
제 땅인 양 개망초들이 농사를 짓고 있다
날이 가물어 하늘은 푸르른데,
바짝 마른 천수답에서
아들 딸 자식에 손주들까지 번성하여
불볕더위에 보란 듯이
하얀 꽃밭을 이루었다
독사처럼 약 오른 땅 주인이
개망초가 징그럽다며 팥이라도 심어야겠다고
트렉타를 들이대자
거푸집 쓰러지듯 패가하는 개망초들,
비로소 되찾은 다랑이 논이 반갑다.





끝물 추위



매화나무 거친 껍질 뚫고
돼지 젖꼭지처럼 다닥다닥 터트린 꽃망울
햇살이불 덮고 배냇잠 꿈을 꾼다
봄이야?
비둘기는 벌겋게 언 발 동동거리며 고개를 갸웃둥
집 앞 큰 밭에 허리띠 동여맨 월동배추
엄동설한을 치맛자락으로 버텨내고
냉이와 달래 초록 먹물 갈아
立春大吉이라고 쓴다
물푸레나무 달여 어머니 천식 달래는데
시베리아 찬바람 기죽을 줄 모르고
심술 가득 똥고집을 부린다





*윤인자 2011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에덴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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