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작품(전체)
20호 신작시/장석남
페이지 정보

본문
장석남
어둠이 귀에 익어
이즘은 어둠이 귀에 익어
오리 안팎은 되는 듯 먼 데까지
귀는 나갔다 오고 나갔다 온다
이주하는 들쥐 일가를 데려오더니
구절초 시들키는 개울물을 가져온다
오늘은 이승을 긋는 별의 비명도 벌었다
아버지 祭가 지나고 나서는
들어본 지 오래 된 기침소리 한 지게
지고 온다
시린 연못물에 별은 참되고 참되다
혜화동 로터리
해마다 저희는
혜화동 로터리
동양서림 어림에서 가을을 맞습니다
가을은 나뭇잎들 일괄 해제를 틈타
자기의 길로 접어드는 사람
색종이를 접어놓은 듯 가슴에 모닥불 피우고
그 어름의 인물들을 불러보기도 하죠
여운형, 마해송, 장욱진 거기
보태고 싶은 이름을 나는
더 가졌지만
모닥불 꺼지고
단추를 채우고
여전히 서서
하늘과 소소리바람의 저희들은
어찌할 수 없죠
장석남․
1965년 인천 출생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등
추천34
- 이전글20호 신작시/변종태 08.02.26
- 다음글20호 신작시/강우식 08.02.2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