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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 신작시/양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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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점숙
장날 통신
막내야 애비가 니 갈칠라고 욕본다
댐에 겔혼하믄 에미 애비 잊지나 말그라
소 파라 학비 부쳐 줄랑게 쪼매만 기다리라
배워야 산다는디 쐬빠지게 공부하그라
애비는 배움 없어 살기가 엄청시리 징헝게
막내야 공부 많이 혀서 넥꾸다이 매고 살그라
쌀개방이다 뭐다 벌집마냥 뒤숭숭혀도
눈곱만한 땅떼기지만 그래도 엎어져 산다
이 겨울 고생시려워도 몸 성허게 있그라
미륵사, 해체되다
백제의 낮은 울음 침묵의 속잎 버니
그 하늘 이고 살던 망치 우렁우렁 울고
묻어둔 진실을 찾아 적멸의 생 깨운다
눈물의 무게라 치면 뼛속까지 그득할까
바람의 땅 소망은 그날 그대로
한 천년 달변의 침묵 그 정화의 지층이여
울음이 울음을 지운 풍화의 벼랑에는
풍탁도 몸을 사린 세월의 음덕
바위도 대바람 소리로 잠든 경을 외운다
무너진 하늘 한곁 옛사람의 흔적만큼
소망의 천년 얼굴 침묵의 정토일까
세상이 궁금한 중생 한 개 돌로 채인다
양점숙․
경기도 시흥 출생
․1990년 ≪한국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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