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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 신작시/이인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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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82회 작성일 08-02-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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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범


달빛 잔치


눈 덮인 반야봉
한밤중이었던가
딱 눈 덮인 봉우리에만 달빛이 만발하였다
목련꽃 속살처럼
하얀 눈과 달빛
수런거리며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어느 겨울밤, 문득 깨어보니 금빛 불빛 아래 해바라기꽃잎처럼 둘러앉아 온 집안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어린 나를 재워놓고 떠들썩 웃으며 함박꽃 초롱꽃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럴 줄 몰랐다 반야봉, 나 몰래 달빛 잔치를 벌이고 있다니 내게는 새치름하더니 달빛하고는 저렇게 노닐다니 이제 알겠다 반야봉, 내게는 내숭떨고 달과 별과 저 넓은 하늘과는 내통하고 있었구나

반야봉 하얀 젖가슴
달빛 속에 거풍하다
저도 모르게 봉곳 일었다네

하얀 목련꽃망울 같은
반야봉 나 몰래
달빛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빛의 갈피


산들의 뿌리를 적시고
차오르는
어둠의 수면 위에
겹꽃잎처럼 늘어선 산들의
어름, 꽃의 입김 같은
희부연 빛의 갈피

기억은 빛이다
기억들은 빛으로 저장되고
기억의 켜켜에 희부연 빛의 갈피들
빛의 화면에 살아나는 또렷해지는

삐친 그녀의 눈웃음
보송보송 만져질 듯

그녀와 나 사이에는 개울이 있었다
맑고 명랑한 물 흐르는
가지각색 자갈들이 물속에서도 반짝이는
갈피, 빛의 갈피였다


이인범․2002년 ≪시와사람≫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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